초기의 아파트 이름은 ‘지역명+아파트’라는 단순한 형태였지만,
민간 건설사의 마케팅과 결합하면서 점점 길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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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명칭 변천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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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아파트’는 현재까지 가장 긴 공동주택 명칭으로 기록을 세운 아파트 단지 명칭이었다. 무려 28자, ‘아파트’라는 단어를 빼고도 25글자였다. 너무 길다 보니 주소 기재, 네비게이션 검색, 행정 서류 발급 등 실생활에서 글자 수 제한에 걸리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저 이름을 다 쓰는 것은 너무나 불편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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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이 왜 저렇게 길어지게 되었을까? 그건 저 아파트를 분양하던 시점인 2010년대와 관련이 있지만, 갑자기 저렇게 긴 이름이 탄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아파트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파트 명칭의 변천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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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단지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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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1930년대에 지어진 충정아파트라고 한다. 이제는 재개발로 철거하고 없어진 이 아파트는 중정이 있는 삼각형 형태였다. 이후로 혜화아파트, 청암아파트, 동대문아파트 등이 지어졌는데, 모두 1개동으로 이루어진 ‘나홀로 아파트’였다. 1950년대에는 종암아파트, 행촌아파트 등 3개 동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아파트도 건설되었다.
1964년에 준공된 ‘마포아파트’는 최초의 단지 아파트로 대중에게 ‘아파트 단지’라는 개념을 인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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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0개동으로 계획했던 마포아파트는 자금과 건축자재 부족으로 6개동으로 완성되었고, 1990년대 초에 철거된 후 마포삼성아파트로 재건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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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명을 아파트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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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한 시기에는 마포아파트, 화곡아파트, 광장아파트처럼 ‘지역명+아파트’의 형태로 명칭을 지었다.
한편으로는 개포주공아파트, 잠실시영아파트, 여의도시범아파트 등 ‘지역명+공기업/시행주체/정책+아파트’ 형태의 명칭도 많았다.
첫 대형아파트 단지는 대한주택공사에 의해 동부이촌동에 건설된 한강공무원아파트로 A지구와 B지구를 합쳐 총 42개동 1,276세대였다. 뒤이어 한강맨션과 한강외인아파트 등이 속속 건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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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한강맨션으로, 한강아파트라고도 한다. 한강맨션, 남산맨션, 삼익맨션 등 아파트 이름에 ‘맨션’을 붙여 고급 주거지임을 표시했다. 지금의 ‘하이엔드 브랜드’의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71년에 준공된 한강맨션아파트는 동부이촌동에 들어선 중산층 대상 고급 분양 단지로 23개동 660세대였다. 최초로 알루미늄 샤시와 중앙 난방을 도입했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의 인기는 민간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 시장에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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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의 초기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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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는 민간 건설사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지역명+시공사건설사(시공사)명+아파트’ 형태의 명칭이 늘어났다. 압구정현대아파트, 압구정한양아파트, 대치우성아파트 등이 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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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에는 기업 이름 대신에 서정적이거나 고급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라이프주택개발사는 아파트 명칭에 ‘미성’, ‘진주’, ‘장미’, ‘크로바’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서울시의 여의도미성아파트, 여의도진주아파트, 잠실미성아파트, 압구정진주아파트 등을 공급했다. 아직은 고유한 특징을 나타내는 전문적인 브랜드는 아니었고, 시리즈 느낌의 명칭이었다.
동양주택개발에서 공급한 여의도목화아파트 역시 이 시기에 유행한 서정적인 느낌의 단어를 사용한 작명이었다. 서울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문정동 훼밀리아파트처럼 특정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아파트 명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명칭의 브랜드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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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가 가장 대표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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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말 노태우 정부는 주택 가격 폭등을 억제하고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위해 임기 내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개발에 들어갔고, 이들 5대 신도시에는 대단위 공공 택지 개발을 통해 고밀도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되었다. 그러면서 전국 주택 중 아파트 점유율이 1995년에는 약 37.5%, 2000년에는 50%를 넘어서면서 아파트가 지배적인 주거 형태로 확립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신도시에 조성한 대단위 택지 지구에는 ‘000마을’이라는 지명을 많이 만들었는데, 백마마을, 흰돌마을, 강선마을, 밤가시마을 등이 그것이다. 수천~수만 가구의 슈퍼블록형 단지가 주는 회색 콘크리트숲의 생경한 이미지를 지우고, 전래 되어온 지명의 친근함과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자아내려는 것이었다.
‘000마을’은 아파트 이름에도 그대로 사용되어, ‘호수마을현대2단지아파트’, ‘강선마을8단지럭키롯데아파트’와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지었다. 대체로 지명에 시공사명을 결합한 형태였지만, ‘00마을00단지’가 명칭에 포함되면서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아파트 이름 짓기는, 1990년대말에 시작되어 2000년대에 본격화된 브랜드 아파트와 결합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경향으로 나아갔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