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행정경계 중첩 사례_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 포스팅에서 ‘하안주공13단지’ 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단지내에서 행정구역이 달라지는 사례를 살펴보았다. 한 단지내에 ‘경기 광명시’ 와 ‘서울 금천구’ 로 양분된 행정구역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서울소재인 인근의 안천중학교는 1314~1320동 학생들만 진학이 가능했다.
그동안 단지별로 혹은 단지내에서 광역자치단체가 달라지는 사례를 살펴보았다면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단계 더 세분화하여 한 광역자체단체 내에서 단지별로 ‘시’ 와 ‘법정동’ 이 다른 아파트 사례를 다뤄보고자 한다.
얼핏 보기에는 더 작은 세부 행정단위기에 혼란이 적을 것 같다. 어떠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살펴보자.
1. ‘시’ 와 ‘법정동’ 이 다른 단지 – 인덕원센트럴푸르지오아파트
인덕원센트럴푸르지오아파트는 단지별로 ‘시’ 가 달라져 불편을 겪는 곳 중 하나이다.
이 아파트는 1단지와 2단지로 나누어져 있고 1단지는 안양시 동안구이고 2단지는 의왕시 포일동이다.
‘시’ 하나 다른 것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여러가지 요소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학교 배정이다. 안양시인 1단지는 경기도 내에서도 학업 성취도 최상위로 평가받는 대안중과 대안여중에 진학할 수 있기에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1단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2단지 거주자들은 바로 인근의 벌말초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더 멀리 떨어진 갈뫼초등학교나 내손초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학군지 외에도 역세권, 교통 등의 측면에서 1단지가 더 좋은 입지에 존재한다. 인근의 인덕원역과의 거리가 1단지가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인덕원 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의 매매가는 안양시에 속한 1단지가 약 9.1억, 의왕시에 속한 2단지는 8.2억으로, 거의 1억 가까이 차이가 난다. 겉으로는 단지별 매매가 차이가 시장경제 원리상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수요가 많은 쪽의 가격이 오르고, 상대적으로 덜 선호되는 쪽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집안 형편이나 사는 동네, 아파트 단지에 따라 서로를 구분하고 차별하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 같은 단지에 살면서도 “너는 1단지, 나는 2단지”라고 선을 긋고, 집값 차이로 우열을 나누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위기는 아이들 사이의 위화감과 소외감을 키우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계층 간 갈등을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
같은 브랜드와 단지라는 공동체 안에서도, 행정구역·학군·교통·집값 같은 외부 요인으로 새로운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주택 거래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구역을 통일하거나 학군 배정을 좀 더 유연하게 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미 나누어진 ‘인덕원센트럴푸르지오’에 이러한 유연성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같은 아파트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