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소의 용도 ]
도로명 주소는 누구나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서,
우편, 방재, 방범 등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통과 물류를 합리화할 수 있게 해준다
⑥ 위치를 찾아가려면 주소가 필요하다
모여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발달할수록 지번 주소로는 특정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즉,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기능에 한계가 뚜렷해진다. 이러한 한계는 사회에 필수적인 기능인 소방, 방재, 방범 등에 대처하는 데에 치명적이다. 또한, 수시로 낯선 지역을 찾아가야 하는 시대, 지역간 이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에는 너무나 불편한 주소 체계다.
<그림1>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일대(카카오맵)
위의 지도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인용했던 종로구 체부동 일대의 지도로, 지번이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는 곳이다. 서울의 오래된 동네 중 한 곳으로,  여기저기로 이어진 좁은 골목길들과 들쭉날쭉하게 서 있는 건물들이 보인다.
가운데 붉은 원의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178-2번지’다. 이 주소만 들고서 저곳을 찾아가야 한다면,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헤매야 하는 꽤나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이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도로명 주소 체계다. 도로명 주소는 도로마다 이름을 부여하고, 건물에는 규칙적으로 번호를 붙이는 건물 중심의 주소 체계다. 누구나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서, 우편, 방재, 방범 등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통과 물류를 합리화할 수 있게 해준다.
위의 지도에서 보자면, 표시한 곳의 도로명 주소는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나길 7-28’이다. 오른쪽 상대적으로 큰 도로인 ‘자하문로’에서부터 자하문로1길 – 자하문로1나길을 찾아들어가서 7-28번 건물을 찾아가면 된다. 훨씬 쉽고 편하게 ‘위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도로명 주소가 위치를 찾아가는데 왜 효율적인지 기본 체계를 아래 그림과 함께 간단하게 알아보자.
<그림2> 도로명 주소 설명도
우리나라의 도로는 크기에 따라 ‘대로-로-길’로 체계화된다. 예시 그림에서 ‘대로’인 왼쪽 ‘천호대로’와 만나는 지점이 ‘천호로’의 시작점이다. 이 시작점부터 길을 따라가면서 왼쪽 건물에 홀수, 오른쪽 건물에 짝수를 부여하며, 건물 사이의 거리는 대략 20미터 정도다. ‘대로’나 ‘로’의 중간에 난 길은 크기에 따라 ‘로’나 ‘길’이 된다. 마찬가지로 왼쪽에 있으면 홀수 번호를, 오른쪽에 있으면 짝수 번호를 부여하며 건물 사이의 거리는 대략 10미터 정도다. 이러한 체계를 알고 있으면 주소만으로도 목적지의 위치와 찾아가는 방법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도로명 주소는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주소 체계이기도 하다. 단순히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현대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게 하는 기본 토대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인 것이다.
<표1>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 비교 (출처: ‘도로명 주소’[1])
지번 주소는 기본적으로 토지의 소유 관계를 규정하는 주소 체계다. 도로명 주소는 위치를 찾아가는데 효율적인 주소 체계다.
이렇게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두 필요를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소가 지번 주소 체계와 도로명 주소 체계, 두 축을 모두 가지게 된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1] https://www.juso.go.kr/openIndexPag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