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사는 곳은 어디입니까? ]

주소는 단순한 위치 정보를 넘어서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인 지위와 정체성을 나타낸다
주소는 계급을 나타낸다

 ③ 공간의 차별성과 계급성

호주통계청(ASB)은 호주 내 각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상대적 우위 또는 열위)을 평가하고,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지역별 사회∙경제적 지수(Socio-Economic Indexes for Areas: SEIFA)>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센서스를 토대로, 가구소득, 주택, 가구 내 노동인구 비율, 학력 수준 등의 변수를 이용해서 산출한 지표로, 이 지수를 이용해서 광역 행정구역부터 읍/면/동 구역보다 세밀한 블록까지, 5개 층위의 단위로 지역 분석을 수행한다.[1]

‘사회·경제적 유·불리 지수(IRSAD)’에 따라 10단계로 구분하여 지도에 표시
<그림1> 호주 론서스턴(Launceston) 시 기초구역 단위(SA1) 지역 분석 지도

위의 그림은 호주 북부 태즈매니아 지역의 론서스턴(Launceston) 시를 가장 작은 불록 단위(SA1)에서 <지역별 사회∙경제적 지수>의 ‘사회·경제적 유·불리 지수(IRSAD)’에 따라 10단계로 구분하여 지도에 표시한 것이다.[2]
같은 색으로 표시된 블록에 속한 가구는 가구 소득이나 보유 자산, 학력이 비슷한, 따라서 소위 말하는 생활 수준이 비슷한 가구라고 추정할 수 있다. 개인이 속한 공간이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소득 수준과 연령 집단이 ‘끼리끼리’ 모여살아서 “소득계층적으로 연령집단적으로 분화되어 지리적으로 차별적으로 구조화”[3]되고 있다. 부동산(특히 아파트) 가격 지표에서 비롯된 소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니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니 하는 신조어가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그림2> 행정동 군집분석 결과로 본 서울시 고소득핵가족 클러스터(made by tableau)

이는 지표상으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가구 소득, 주택, 가구 내 인구비율 등을 주요 변수로 하여 지디케이에스에서 수행한 <대한민국 행정동 군집분석>[4]을 보면, 소위 강남3구와 ‘마용성’이 동일한 특성을 가진 지역으로 묶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탄 ‘2025년 서울 부동산 계급도’[5]는 아예 노골적이고도 신랄하다. 공간은 계급 체계를 드러낸다.

<그림3> 2025 서울 부동산 계급도

거주지를 통해 그 사람의 자산 수준과 그를 뒷받침하는 소득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또 이를 기반으로 하는 여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생활 양태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어디에서 사세요?’라고 묻는 것이 결례가 되었다.

주소는 단순한 위치 정보를 넘어서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인 지위와 정체성을 나타낸다. 주소는 계급을 나타낸다. 주소는 개인의 정체성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1] “Understanding Regional Data: Socio-Economic Indexes for Areas (SEIFA)”, Bureau of Communications, Arts and Regional Research,  https://www.infrastructure.gov.au/sites/default/files/documents/bcarr-understanding-data-series-seifa.pdf.
[2] 같은 글.
[3] 「② 지역 군집화: 행정동 속성정보들의 상관관계 매트릭스 분석」, 대한민국 행정동 군집분석, 2025년 6월 16일 인용, http://gdskorea.co.kr/blog/.
[4] <대한민국 행정동 군집분석>, 지디에스케이,  https://public.tableau.com/app/profile/heejo.shin/viz/_17300903403820/01_
[5]「2020 VS 2025… 서울 부동산 계급도 어떻게 바뀌었나」, KT 에스테이트, https://v.daum.net/v/Xzf9EcbYlu. 「2025부동산계급표」의 원저작자는 ‘블로거 슥슥’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