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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 길ㆍ로 이름이 바뀐 경우

[ 주소변경 이야기 ]

2022년도에는 주소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나) 도로명 길로 이름이 바뀐 경우

기본적으로 주소는 안정성을 생명으로 해야 하나 도로명주소의 핵심 주소명인 ‘길ㆍ로’의 이름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2014년부터 법적으로 강제화 되었기 때문에 도입 초기의 현상이라 판단할 수도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표1> 2022년 12월30일 기준 ’GDSK 주소통합 DB’

행정안전부에서 고시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6월에 있던 충남 아산시의 ‘탕정 택지개발지구’ 신도시 조성에 따른 마을지명이 반영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부터 전해오는 자연부락이나 마을의 고유명칭 이름을 반영하여 도로명이 바꿘 경우가 많다. <원주시 해미산성길>, <김해시 상사촌길>, <산청군 홍계상촌안길> <고흥군 동백길> <경주시 남산마을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명칭의 어감이 좋지 않거나 뜻이 적당하지 않아 바뀐 것도 보인다. <안동시 상할지길>이 <상황지길>로, <고흥군 객사거리길>이 <동백길>로, <거제시 절골길>이 <샘길>로 변경된 경우다.

도로 분기점을 다시 정리하면서 바뀐 경우도 보인다. <마포구 대흥로24바길>, <김해시 왕릉길>, <김해시 송촌아래길> 등이다.

주소와 관련하여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지역은 아산시 탕정면의 택지개발지구 3공구의 지역명에 <한들물빛도시>라는 마을 이름이 부여된 것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대 초중반 분당과 일산 등의 1기 신도시가 들어섰을 때 몇 개의 아파트 단지를 묶어서 ‘마을명’을 대대적으로 도입했던 시기가 있었다. “별빛마을, 은빛마을, 양지마을, 한솔마을, 상록마을, 정든마을” 등이다. 이는 지역 자연부락의 고유한 명칭을 살려 순수 한글이름만으로 지은 것이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같은 마을 안에서는 동 또는 단지 숫자가 겹치지 않도록 했다.

<그림1>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정든마을 (네이버 지도)

정든마을 안에서는 아파트 단지의 동숫자명이 겹치지 않는다. 한진6단지는 ‘6XX동-XXX호’로 표기하고 우성4단지는 ‘4XX동-XXX호’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혼란을 피했다. 다시말해, ‘정자동 정든마을 6단지’ 또는 ‘정자동 정든마을 ‘6XX동-XXX호’라고 표기해도 ‘정자동 한진6단지 아파트’임을 알 수 있게 했다는 의미이다. 한글을 주되게 사용하면서 주소를 효율적으로 간명하게 처리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그런데, 아산 탕정면의 마을명은 이와는 성격도 다르고 그 방식도 달랐다.

<그림2> 아산시 탕정면 ‘한빛물및도시’ (카카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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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는 6개단지의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한들물빛도시시티프라다움>은 2021년도에 나머지 5개 단지의 아파트는 2022년도에 입주하였다

대우건설에서 지은 <푸르지오> 브랜드 아파트가 3개 단지여서 그 아파트 내에서는 ‘동 숫자’ 겹치지는 않았으나 <표2>에서 보는 바와같이 <신촌희망타운아파트>와 <시티프라디움아파트>, <예미지아파트> <푸르지오아파트> 등은 서로 ‘건물동 숫자’가 겹쳐 주소를 쓸 때 긴 아파트명을 전부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위에서 검토한 것처럼, 주소를 간명하게 쓸 수 있도록 ‘성남 분당구 정자동’의 ‘정든마을’과 같이 ‘건물동 숫자’ 겹치지 않도록 아파트 준공시기를 기준으로 1단지부터 6단지까지 명칭을 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표2>탕정면 매곡리 한들물빛도시 마을(2022년12월30일 기준 ‘GDSK 공동주택DB’)

아울러, <표2>에 따르면, 대우건설에서 건축한 푸르지오 아파트 명칭이 23자가 된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마을명+특화된브랜드명+건설사브랜드명+단지명’으로 구성되다 보니 대화를 할 때나 주소를 쓸데도 많은 공력이 소비된다. 공공기관이 나서서 마을명을 뜬금없이 길게 작명하다 보니 발생한 현상이다.

뜻을 알기도 어려운 영어, 라틴어, 불어, 이탈리어를 조합하여 아파트 단지명을 써야만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지닐 수 있다는 허명의식이 낳은 웃지 못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