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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류의 주소체계를 알아야 하는 대한민국

3종류의 주소체계를 알아야 하는 대한민국
   – 법정동, 행정동, 도로명 그리고 상용동

주소는 간략히 말해 ‘인간이 살고 있는 장소’를 일컬으며, 인간의 사회.경제.정치활동을 원활하고 편하게 하기위해 지역명칭에 숫자를 더해 만들어낸 식별환된 부호체계다. 지역명은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산, 하천, 호수, 고개, 바다 등을 고려하여 명칭을 주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든 인공 건축물인 사찰, 행정관청, 랜드마크 등도 참조하여 그 명칭을 정하기도 한다.

또한 드물게는 존경받는 역사적인 인물의 이름이 지역명칭을 정할 때 활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45년 해방후 율곡로(이이), 을지로(을지문덕), 퇴계로(이황), 세종로(이도) 등의 조선시대 인물위주로 지역명칭으로 활용되었다. 그전 조선시대까지는 왕을 비롯하여 지역명에 인물 이름이 들어간 사례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역사적인 인물의 이름을 자주 사용했던 유럽과 미국의 예를 참고했을지도 모른다. (지역명칭인 지명에 대해서는 따로이 다룰 예정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2014년도에 도로명주소가 법적으로 강제화 되면서 대한민국과 연관되어 일상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주소체계를 제대로 알아야 사회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으며, 부동산 재산권 등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서도 고객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고객주소는 어느 데이터보다도 중요한 자산이요 인프라이기에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에는 3가지 종류의 주소체계가 있다. 주소는 기본적으로 ‘지역명+숫자’’로 되어있으나, 주소의 중심축을 이루는 법정동, 행정동, 도로명이 각기 다른 부호체계와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로 나뉘는데, 지번주소는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숫자-(건물명-호수)> 체계를 가지며 도로명주소는 <광역시도-시군구-도로명-(건물)번호-동층호-(법정동) 체계를 갖는다.

문제는 동(洞)을 표현하는 방법이 최소한3가지가 있다는데 있다. 방문하기 위해 검색을 하거나 우편물을 보내고자 할 때 도로명과 숫자’도 써도 되고, <법정동+숫자>로 써도 무방하다. 심지어는. <행정동+숫자>로 써도 가능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308-4번지 코오롱디지털타워 1504호

주소에 대한 4가지 형태의 표기방법

예를 들어, <성동구 성수동2가 308-4>라는 주소에서 <성수동2가>는 법정동이며, 행정동으로는 ‘성수2가1동’이다. 다시 말하면 법정동 대신 행정동을 써서 <성동구 성수2가1동 308-4>라고 해도 동일한 주소다. 심지어는 ‘성동구 성수동 308-4’라고 입력해도 우편물은 배달된다. 통상적으로는 성수동에 동일한 번지가 중복해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성수동’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용어인 ‘상용동’이라 한다)

그런데 도로명주소는 아예 다른 부호체계로 주소를 표현한다. <시군구-도로명-숫자>체계다. 뒷부분에 가로 쳐서 입력하는 법정동이나 행정동 기입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구역이나 위치를 손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참고정보’라 생각하면 된다. 도로명주소에서 뒷부분에 <성수동2가>라는 법정동을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행정관청에 민원이 있어 동주민센터를 방문하려면 행정동을 외우고 있던지 아니면 PC나 휴대폰을 통해 검색해야 하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대화를 할 때는 좀 다르다. <도로명>으로 말하게 되면 (검색하기 전에는) 대화하는 상대방이 그 동네에 거주하고 있어도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법정동 또는 상용동을 말하면서 랜드마크 같은 큰 건축물이나 전철역 명 등을 언급하면서 대화하게 된다.

요즘 성수동이 서울에서 가장 뜨고 있는 지역(Hot Place)인데 성수동의 법정동-행정동 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법정동도 말하진 않는다. 그냥 <성수동> 또는 가끔은 옛 지명인 <뚝섬>이라고 말한다. 참고로 성수동의 법정동은 <성수동1가>, <성수동2가>로 2개며, 행정동은 <성수1가1동>, <성수1가2동>, <성수2가1동>, <성수2가3동>등 4개다.

법정동 행정동
성수동1가 성수1가1동
성수동1가 성수1가2동
성수동2가 성수2가1동
성수동2가 성수2가3동

(*법정동인 <성수동2가>를 4개의 행정동으로 분할되었다.  <성수2가1동>, <성수2가2동>, <성수2가3동>, <성수동2가4동>이다. 그런데, 성동구에서 광진구가 분구되면서 영동대교 북쪽이며 동일로 동쪽인 <성수동2가 2동>과 <성수동2가 4동>은 <노유1동>과 <노유2동>으로 바뀌었다. 또한 <노유1,2동>은  2008년에 행정동명이 <자양4동>으로 바뀌었고 뒤이어 법정동도 <자양동>으로 통합되었다. 법정동이 성수동-노유동-자양동으로 복잡하게 바뀐 것이다.)

1930년대 성수동 주변지도

법정동 기준으로 보면 <성수동1가>가 <서뚝도리>였고, <성수동2가>는 <동뚝도리>였다.

(1930년대 성수동 주변의 지도. 점선이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경성궤도선 기동열차다. 그 궤도선은 지금의 뚝섬역 근처에서 갈라져 화양동을 거쳐 광진구 광장동까지 운행했으며, 다른 한 개의 철도선은 서뚝도리역-동뚝도리역을 거처 한강 백사장인 뚝섬 유원지역에 이르렀다. 1960년대 말 이 철도선은 철거되었다. a:왕십리역, b:살곶이다리, c:경성궤도, d:거주지, e:뚝섬모래사장, f:봉은사 왼편 가운데 큰섬이 지금은 없어진 저자도다 / 지도:서울역사박물관)

이런 복잡한 주소구조에 도로명주소까지 가세했으니 전국민이 다 들고 다니는 휴대폰으로 검색되지 않았다면 행정안전부에서 어마어마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 도입한 도로명주소 사업은 실패했을 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 3가지의 주소를 다 알아야 하는가?  이유는 그 쓰임새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다른 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