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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Charles Booth의 런던 빈곤지도

[ 빅데이터공간분석 ]

주소와 지도를 활용한 인구통계분석

Charles Booth의 런던 빈곤지도

공간과 장소는 기억을 담는다. 기억 또한 공간화 될 때 또렷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잊고 있던 기억도 그 기억이 담긴 공간을 찾아가면 거짓말처럼 다시 살아난다. 때문에 우리는 그 공간을 유지하여 기념하고 때로는 그 기억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체험하기도 한다. 또한 공간과 장소는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취업률, 출산율, 범죄율, 학력, 소득수준, 삶의 질 등과 같은 많은 사회현상이나 과정이 공간적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공간적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러한 사회현상을 분석하여 공간화한 역사적인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지도 활용의 가장 큰 이점은 공간 분석능력이다. 공간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자료의 경우, 잘 만들어진 지도 그래프는 다른 형태의 도표나 그래프가 제시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현대적인 컴퓨터체계(GIS)가 도입되기 훨씬 전인 1886년, 영국의 사업가이자 정치참여에 적극적이었던 찰스 부쓰(Charles Booth)는 런던 이스트 앤드 (East End) 지역의 사회적 특성을 보여주는 런던 빈곤 지도(London Poverty Map)를 발표했다. Booth는 1885년부터 연구자들을 직접 고용해서 지역별 조사를 시작했다. 수 차례의 현장조사와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Booth는 런던 이스트 앤드 지역 주민들의 소득, 종교, 주거 형태 등을 7개의 색깔로 구분해서 지도 위에 나타낸 뒤, 이전에 ‘사회민주연맹’에서 발표한 25%보다 훨씬 더 많은 30.7%의 주민들이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Booth가 이러한 조사를 실행하게 된 동기는 역설적이게도 ‘런던의 빈곤 정도를 추산함에 있어 사회주의자들의 잘못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림1>런던 사우스 웨스트 지구의 Battersea 및 Wandsworth Bridge 주변 빈곤지도

<그림2> Social Map of London coloured by str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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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검은색은 사악하고 반범죄적인 가장 낮은 계급을 나타낸다. 짙은 파란색은 만성적으로 궁핍한 매우 가난하고 일시적인 노동자들이며, 하늘색은 온건한 가정의 경우 주당 18~21의 소득을 가진 “가난한” 사람이다. 보라색 거리는 일부는 편안하고 일부는 가난한 사회 계층이 혼합된 곳이다. 분홍색 거리는 좋은 평범한 수입, 빨간색 거리는 중산층 및 “부유하고 상당히 편안”한 반면 노란색 또는 금색 거리는 주로 중상류층 및 상류층, 부유한 가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말한다.

<표1> 주민의 일반 조건에 따른 부스의 런던 거리 분류

(출처: 부쓰(Booth, 1902–3, 빈곤 시리즈 Poverty series)을 따른 부쓰 (Booth, 1967, pp. 182, 191–2, 참조, Pfautz, 1967))

색 깔 설 명 계 층 설 명
검정 최하층 (A계층에 해당), 주로 간헐적 노동자와 부랑자, 준(準)범죄자 거주 – 무질서적인 요소 A 최하층 – 간헐적 노동자와 부랑자, 준범죄자
감청 매우 가난 (B계층에 해당), 주로 임시 노동자와 하루벌이 생활자 거주 B 매우 가난한 계층 – 임시 노동자와 하루벌이 생활자, 만성적인 궁핍

하늘색

표준 빈곤층 (C와 D계층에 해당) 주로 불규칙한 일(C)이나 낮은 임금(D) 때문에 소득이 적은 (보통 가정의 주간 소득이 18-21 실링) 사람들이 거주 C와 D 가난한 계층 – 불규칙한 고용이나 정규직이지만 낮은 급료 때문에 소득이 적음
자주 빈곤층이 섞인 거리 (보통 C, D와 D, F가, 그러나 많은 경우에 B계층도 포함) E와 F 정규직과 모든 등급의 꽤 보수가 좋은 노동자 계층
분홍 안락한 노동자 계층 (E와 F계층에 해당, 하지만 많은 소상인과 G계층포함). 이들은 보통 하인을 소유하지 않음 G와 H 중하와 중상, 그 이상의 계층
빨강 부유층. 1, 2명의 하인을 둔 중류층이 거주

노랑

부자층, 동런던에서는 볼 수 없고 남런던에서도 거의 없음. 3인 이상의 하인을 두고 주택 가격이 100파운드 이상

이후 Booth는 몇 차례에 걸쳐 런던의 다른 지역을 조사해서 지도로 발표한 뒤, 1903년에 그동안의 내용을 총 정리한 런던 사람들의 생활과 노동(Inquiry into Life and Labour in London) 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수작업으로 커다란 판형에 여러 색깔로 채색한 지도를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던 시기였다. 그나마 세상을 시각화하고 공간화하여 숨어있는 패턴과 의미를 도출하고 호소하는 작업은 19세기 출판인쇄업의 발전 때문에 가능하였다.

<표2> Booth_explanatory_chart Time Line

①1886년에서 1903년 사이에 수행된 Charles Booth의 조사는 런던 시민의 삶과 생활 조건에 대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통찰력을 제공하였다. 그 조사의  최종 결과물은 1902~03년에 출판, 17권으로 된 런던 주민의 삶과 노동, 빈곤, 산업 및 종교적 영향이라는 세 가지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제공되는 풍부한 데이터만큼 놀라운 것은 Booth의 조사팀이 수행한 직접 연구이며 450개의 노트에 기록되어, 상세한 설명과 함께 뚜렷한 통계분석 내용을 채색하였다. 생활 및 노동 조건, 무역 및 산업 조직, 국내 및 국제 이민의 영향, 여가 활동, 종교 관습 등이 모두 페이지에 기록되었다. Booth의 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선구적인 부분은 물론 색상으로 구분된 지도이다. 런던의 모든 거리를 7가지 색상 중 하나로 세심하게 코딩하여 그곳에서 발견되는 빈곤 수준을 나타낸다. 이 색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각화다.

②Booth가 만든 첫번째 맵은 ‘East London’을 다루었다. 부스 조사관은 교육청 방문자로부터 East London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었다. Life and Labor of the People in London (1892‒97)은 빈곤에 관한 4권과 산업에 관한 5권으로 총 9권으로 출판되었다. 이스트 런던지역에 가장 부유한 7번째 계층이 없기 때문에 6가지 사회적 분류 색상만 표시되었다. 이 최초의 지도는 1888년 왕립통계학회에서 발표되었고, 인민의 삶과 노동(Life and Labour of the People) 제1권(1889) 초판에 ‘이스트 앤드 빈곤에 대한 설명 지도’로 출판되었다. 4개의 첫 번째 지도 세트는 1889년에 작성되었으며 이름이 변경된 노동과 인민의 삶, Vol. 2(1891). ‘1889년 런던 빈곤에 대한 설명 지도’로 알려진 이 지도는 서쪽의 켄싱턴에서 동쪽의 포플러, 북쪽의 켄티시 타운, 남쪽의 스톡웰에 이르는 지역을 포함한다. 이 지도를 만드는 데 사용된 정보는 교육청 방문자를 인터뷰하여 수집된 빈곤 조사로 알려졌다.

③1891년 Booth는 산업조사를 시작했다. 그의 조사관은 런던 전역의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용주와 직원을 인터뷰했다. 수집된 정보는 1892년에서 1897년 사이에 출판된 9권으로 된 2판에서 빈곤 조사와 함께 소개되었으며, 현재는 Life and Labor of the People in London이라고 한다. 이 버전으로도 재발행되었다.

④종교적 영향력 조사는 1897년에 시작되어 종교 기관의 구성원을 인터뷰했다. Booth는 또한 4개의 원본 지도에 있는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그의 조사관 팀은 런던 전역에서 경찰과 동행했다. 그들은 각 거리에 새로운 지도 세트의 색상 코드를 할당하기 위해 방문한 거리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기록했다. 12개의 인쇄된 지도의 최종 세트를 준비하 기 위해 이 연습에서 60개의 손으로 색칠한 지도가 만들어졌다.

⑤마지막 인쇄된 지도 세트는 ‘런던 빈곤을 설명하는 지도, 1898‒1899’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현대 지하철 지도의 2구역보다 약간 작은 지역을 다루고 있으며 1902~03년에 출판된 런던 인민의 삶과 노동의 최종 17권 판과 함께 발행되었다. 이 책은 손으로 채색한 60개의 예비 지도와 1902-03년판의 최종 인쇄 지도 12개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이 지도는 Booth가 런던을 나누는 데 사용했던 12개의 지리적 구역으로 편찬되었다. 동부, 북동부, 북부, 북서부, 동부 중앙, 서부 중부, 내부 서부, 외부 서부, 내부 남부, 남서부, 외부 남부 및 남동부. 각 지구에는 ‘런던 빈곤을 설명하는 지도, 1898‒1899’의 관련 인쇄 지도와 준비 과정에서 수작업으로 색칠한 지도도 발간되었다.

Charles Booth가 작성한 런던 빈곤 지도는 19세기 런던 시민들의 처참한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이후 영국 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 빈곤 지도는 산업혁명의 시초이자,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성장하던 런던의 화려한 커튼 뒤에 숨겨 졌던 노동자들의 현실과 빈곤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런던이라는 도시 안에서 부유한 계층이 모여 사는 지역과 빈곤층이 모여 사는 지역의 소득수준 및 생활환경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그 공간적 불평등이 런던의 북쪽 지역-남쪽 지역처럼 큰 공간적 단위로 나타날 뿐 아니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시적으로도 발생하고 있음을 지도를 통해서 명확하게 증명했다.

부스의 빈곤 연구는 사람들이 어디에 사는가에 의해 그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 이것은 달리 말하면 지리인구통계 분석이다!

(참고 및 인용문헌)

-‘Geodemographics, GIS and Neighborhood Targeting’(2005, Harris, Richard…)

-‘도시불평등 뛰어넘기’(2022, 유승호, 회복과 전환)

   (2022, 윌북 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