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 혼돈과 질서의 만남 ]
제 1장 불확실성, 무작위, 그리고 새로운 지식의 창조
4. 무작위와 창조력
우리는 지금까지 무작위가 어떻게 자연 속에 내재하고 있으며, 자연법칙들이 어떻게 확률적 용어들로 표현되는지 보았습니다. 또한 표본조사 등을 이용하여 전체인구에 대한 정보를 추출해 낼 때 무작위개념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하여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밖에 순회판매원의 문제나 결정론적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복잡하여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다룰 때 무작위가 어떻게 이용되는가 살펴보았습니다. 통신을 하는 동안 비밀을 유지하기 위하여 난수들이 사용되는 것도 살펴보았습니다.
무작위는 과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요소일까요? 창조력이란 무작위적 절차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요?
창조력이란 무엇일까요? 이것은 여러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창조력은 최고의 수준에 이르면 현존하는 그 어떤 패러다임과도 질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 적응시키거나 그것으로부터 연역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이론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현존하는 이론보다도 더 폭넓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수준에서는 다른 종류의 창조력이 있는데 이것은 현존하는 패러다임의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 발견으로 이것 또한 특정 분야에서는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두 종류의 창조력이야말로 참으로 새로운 지식의 원천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처음 경우는 미리 창조된 후 나중에 관측사실들에 의하여 확증이 되는 것이고, 나중의 경우는 현존하는 지식을 논리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종류의 창조과정에는 기교가 있을 수도 있지만, 첫 번째 종류의 창조는 우리들의 이해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라마누잔이나 아인슈타인은 그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들은 창조력에 대해 신비롭게 설명하지만, 아마도 우리는 그 업적들의 실제적 과정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방법으로 그것들을 특징지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제까지 이루어진 위대한 발견들은 논리적 연역이나 세밀한 관찰에 기초하여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제 창조력의 필요조건은 명확해졌습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정신을 상식이나 구습으로부터 자유로이 방임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발견을 유도했던 사고체계는 흐릿한 것으로 새로운 체계 -가능성의 범위를 좁히기 위하여 과거 경험과 잠재적 사고를 조정시킬 수 있는- 를 무작위 적으로 찾기 위한 성공적 상호작용일 것입니다. 아서 코슬러Arthur Koestler는 창조작업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발견이 처음 발표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마치 아무런 이유 없이 매우 주관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이것이 라마누잔이나 아인슈타인의 발견들에 대하여 세상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실험과 증명을 위하여 수년이 필요하였으며, 기묘한 형태의 라마누잔 수식들이 깊고도 중요한 이론적 기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에는 거의 반세기가 소요되었습니다. 무작위적 사고와 창조력에서의 무작위의 역할에 대하여 호프스태들러Hofstadler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아마도 무작위적 사고는 창조력의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만약 무작위적 사고가 유일한 요소라면, 성급한 추론에 연유한 온갖 종류의 박약한 추론들이 제시될 것이고 논리적 사고방식은 그들과 보조를 맞추기 힘들 것입니다. 결국 무작위적 사고 이외에 마음의 준비라든가, 중요한 문제들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어떠한 아이디어가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인지 재빨리 알아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문제들을 수행케 하는 자신감 등이 창조력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로서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날의 많은 과학적 연구활동들에는 특히 마지막에 언급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아인슈타인과 라마누잔을 금세기의 가장 위대한 창조적 사고자로 언급하였는데 그들의 창조적 사고과정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는 것은 흥미가 있을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창조적 사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과학의 중요한 분야인 물리학분야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적 이론이란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응용 가능할 때만이 그 정당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론은 초기단계에서는 연역적이나 귀납적 논리보다는 강한 신념에 의하여 주장됩니다. 이것은 신의 성실함에 대하여 언급한 아인슈타인의 격언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라마누잔은 수학자였습니다. 유명한 수학자인 위너Wiener에 따르면 수학은 엄밀한 의미에서 예술이라고 합니다. 수학적 定理의 정당성은 그것의 정밀한 증명에 있습니다. 그러나 증명이란 하나의 법칙을 설명하기보다는 수학자들이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믿도록 하는 것입니다. 라마누잔의 경우 그는 오로지 정리와 공식만을 제공할 뿐, 그것들에 대한 정당성은 그의 직관이나 신념에 의존하였습니다.
그는 매우 아름다운 형식의 예술작품으로 그의 수식들을 기록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이것들은 꿈속에서 신에 의하여 계시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수식이 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면 그에게 수식은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신과 아름다움과 진실은 똑같은 것으로 인식됩니다. 만약 라마누잔이 이것을 믿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라마누잔을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라마누잔은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하나의 “노트”에 수많은 정리들을 기록했습니다. 몇 년 전에 발견된 이 “노트”에는 많은 수식들이 들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다음의 그림과 같습니다.
“잃어버린 노트Lost Note Book”를 세상에 최초로 소개한 앤드루스G.Andrews 교수는 위 식의 처음 세 줄에 있는 등식이 최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의 힉커슨D.R.Hickerson 교수에 의하여 증명되었다고 저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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