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links

[인공지능 알고리듬의 이해] “제8회: 알고리즘 예술”

[ 인공지능 알고리듬의 이해 ]

[인공지능 알고리듬의 이해] “제8회: 알고리즘 예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데이터사이언스연구본부장

정용찬

* 이 글은 저자의 “인공지능 알고리듬의 이해”에서

주요 내용을 요약, 발췌하였습니다.

문학과 알고리즘

인공지능이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기사나 일기예보처럼 비교적 객관적 사실을 나타내는 문장은 인공지능에게 쉬워 보일 것 같지만 문학은 창작의 영역이라 인공지능에게는 어려운 과제일지 모른다.

이러한 편견을 깬 사건이 일어났다. 2016년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사가 주관하는 공상과학(SF) 문학상인 ‘호시신이치상’에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1차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짧은 3쪽 분량인 단편소설의 제목은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었다. 이 소설은 외식이나 패션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에 기분을 맞춰주는 대답을 해야 하는 일상적인 일에 싫증이 난 주인공 AI가 다른 AI들도 무료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도 소설을 쓰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인간에 봉사하는 것을 그만둔다는 내용이다. “그날은 구름이 낮게 깔리고 어두침침한 날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을 인공지능이 썼다는 것을 심사위원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인공지능이 시도 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인공지능 ‘샤오이스(Xiaoice)’를 개발했다. 샤오이스는 중국 현대 시인 519명의 시를 공부한 후 1만 편이 넘는 시를 지었다. 이 중 139편을 골라 2017년 시집을 펴냈다(서울경제, 2019). 시집의 제목이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인데 이 제목도 인공지능이 골랐다고 한다.

미술과 알고리즘

인공지능 화가도 있다. 구글의 ‘딥드림(Deep Dream)’은 사진이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이를 반 고흐의 화풍으로 재해석해서 추상화를 그려낸다. 딥드림은 2016년 3월에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 29점의 작품을 팔아 수익을 9만7000달러나 올렸다.

‘넥스트 렘브란트(Next Rembrant)’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금융그룹인 네덜란드 ING, 렘브란트미술관 등이 참여했다. 어두운 배경에서 환하게 빛나는 인물들의 모습이 특징인 렘브란트의 작품 346점을 디프러닝 기술로 학습하여, 원하는 이미지를 입력하면 마치 렘브란트가 그린 것처럼 그림을 그려준다.

인공지능 화가 로봇도 등장했다. ‘아이다’는 미국과 영국이 합작으로 만든 인간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 화가 로봇인데 로봇이 직접 손으로 붓을 잡고 팔을 움직여 그림을 그린다. 눈에 설치된 카메라로 입력된 정보를 학습해서 그림 주제를 선정하는데 걸어 다닐 수도 있으며 사람과 대화도 나누는데 2019년 6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단독전시회를 열었다.

인공지능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원리는 유명 화가의 화풍과 붓의 터치 등을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으로 훈련을 한 후 원하는 이미지를 화가의 작풍으로 그리는 식이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s,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기술을 이용한다. 이 방법은 서로 경쟁하는 2개의 인공 신경망을 활용해서 모작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음악과 알고리즘

소설이나 그림에 비하면 음악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쉬운 분야일지 모른다. 오레곤대학교의 스티브 라슨(Steve Larson) 교수는 바흐의 작품, 인공지능의 작품, 그리고 자신의 작품 세 곡을 연주한 다음, 누가 어떤 곡을 작곡했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연주회를 제안했다(유발 하라리, 2017). 이 연주회에는 음악 전문가와 학생, 음악 애호가 수백 명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는 놀라웠다. 청중은 인공지능의 곡을 바흐의 작품으로, 바흐의 곡은 교수의 작품으로, 교수의 곡을 인공지능의 작품으로 판단했다.

구글 브레인팀(Google Brain team)은 머신러닝 프로그램인 텐서플로를 음악 분야에 적용하여 작곡한 80초 분량의 음악을 2016년 공개했다. ‘마젠타 프로젝트(Magenta Project)’라는 이름의 이 실험은 인공지능 기술을 창작 영역에 접목시키는 시도였다.

소니는 2017년 ‘플로머신즈(flow-machines)’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 2곡을 공개했다. 플로머신즈는 다양한 장르의 악보 1만3000장을 학습했다. 스타트업 기업의 인공지능 작곡가 에이바(AIVA)는 2018년 영화 OST를 작곡했는데 3만 개가 넘는 곡을 학습했다.

인공지능 지휘자도 등장했다. 2017년 가을, 이탈리아 피사에서는 인공지능 지휘자 유미(YuMi)는 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도전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기대된다.

참고문헌

서울경제(2019.2.20). [만파식적] 글 쓰는 AI.

유발 하라리(2017). 󰡔호모 데우스󰡕. 김영사.

Atlantic(2016). When Algorithms Take the Stand. Garber, M. Jun 30, 2016.